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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올린 유학 생활비 실제 공개 (월세, 식비, 보험부터 아르바이트, 절약 루틴까지)

by 열한시삼분 2026. 2. 3.

독일 유학 관련 이미지

 

유학을 결정할 땐 언제나 비용 문제가 따라온다. 특히 ‘독일은 학비가 없다’는 말이 쉽게 들리지만, 그 안에서 살아보면 생각보다 복잡하고 버거운 고정 지출이 있다.
실제 생활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어떤 리듬으로 수입과 지출을 감당했는지, 어디서 줄이고 어디서 버텼는지—그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감당하면서 익힌 생활 감각에 가깝다.
나도 독일 유학을 준비할 때 이 정보들이 가장 궁금했고, 막상 겪고 나니 ‘왜 현실적인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지금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그런 현실적인 기준점이 되면 좋겠다.


예상보다 고정 지출이 많았던 유학생활

내가 유학했던 지역은 NRW주, 즉 Nordrhein-Westfalen 주였다. 이 안에서도 Aachen, Duesseldorf, Koeln, Essen, Muenster—총 다섯 군데에서 살았고, 각각 도시마다 물가나 생활 리듬이 꽤 다르게 흘렀다.

집을 구할 땐 당연히 도시 분위기보단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집세’가 가장 우선이었다. 평균적으로 월세는 350~500유로 선이었고, 이건 어디서 누구를 통해 구하느냐, 관리비나 공과금이 포함돼 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가끔은 따뜻한 물 요금만 포함되어 있고, 난방과 전기세는 따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계약서에 이런 세부 조건이 꼭 명시돼 있었기 때문에, 계약 전에 일일이 확인하고 체크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가 오르고, 지금은 아마 그때보다 집세가 훨씬 더 올랐을 거다. 특히 학생 수가 많은 도시일수록 경쟁도 치열해서 원하는 가격대의 방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식비는 한 달 평균 200유로 정도. 외식은 거의 안 했고, 한국식 위주로 끼니를 해결했다. 한국에서 돌아올 때마다 고춧가루, 된장, 미역 같은 걸 꽉꽉 챙겨 갔고, 현지에선 아시아마트를 자주 이용했다. 조금 더 싸게 사고 싶을 땐 시내 대형 마트를 찾아가기도 했다.

고정 지출 중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건강보험이었다. 나는 TK(Techniker Krankenkasse)를 이용했고, 월 70~90유로 정도였다. 휴대폰 요금은 30~50유로, 인터넷은 20~40유로 선이었고, 이 역시 어떤 요금제를 쓰느냐에 따라 차이가 컸다.

교통비는 거의 들지 않았다. 학생이면 학교에서 정기권 개념의 교통카드를 발급해주는데, 이 카드 하나로 트램, 버스, 지하철은 물론 지역 내 대부분의 기차까지 이용할 수 있었다.
학비는 없지만 이 교통카드가 포함된 ‘등록금’은 학기마다 약 300~400유로 정도로 고정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학비 대신 교통비를 내는 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악기 전공자로서 피할 수 없는 추가 지출

바이올린 전공자로서 들었던 고정 지출은 생각보다 많고, 복잡했다. 먼저 레슨비는 꽤 컸다. 교수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시간에 50~100유로 수준이고, 시험을 준비하는 시즌이면 1주일에 2~3번씩 수업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상 가장 많이 돈이 들어간 곳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줄 교체, 활 털 교환 같은 기본 유지비도 있었다. 줄은 독일이 한국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었지만, 활 털 교환은 한 번에 100유로 정도였고, 음색이나 연주 컨디션에 따라 자주 교체하게 된다. 어떤 날은 활 털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연주의 감각이 바뀌기도 했다.

이런 지출을 감당하려면 당연히 아르바이트가 필요했다. 나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레슨을 받은 뒤, 오후에는 Musikschule(음악 교습소)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한 주에 두 번 정도 수업했고, 보통 한 달에 250~350유로 정도를 벌었다. 그걸로 방세나 식비, 기타 생활비 일부를 충당했다.

그리고 저녁엔 일식당이나 아시아 식당에서 홀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보통 시급은 10유로였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시험이 없는 시기에는 아예 주말까지 풀로 일을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해야 한 달 지출을 어떻게든 맞출 수 있었다.

이 시기의 생활은 솔직히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고, ‘음악을 하러 왔는데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버티면서 연습하고, 수업 듣고, 연주 준비하고, 그러다보니 ‘지금의 내가 어떻게든 이뤄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소비보다 리듬이 중요했던 시기

독일 유학생활에서 ‘돈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중요한 건 ‘내가 내 생활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였다.

나처럼 가족의 지원을 초반 몇 년만 받고, 이후로는 직접 벌어서 해결해야 했던 경우라면 더 그랬다. 무작정 아끼는 것보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쓸지를 정하는 감각이 필요했다.

문화생활은 생각보다 큰 지출이 아니었다. 학생이라면 대부분의 오페라, 콘서트, 전시 등은 무료거나 아주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유럽의 공연장을 누비는 건 값진 경험이었고, 독일은 그런 부분에서 학생에게 열린 나라였다.

언어 수업은 비용이 천차만별이었는데, 나는 Inlingua, VHS (가장 저렴), Sprachforum Heinrich Heine, Goethe Institut (가장 비쌈) 등 몇 군데를 다녔다. 수업료는 조금 있었지만, 독일어 실력이 생활의 안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생활 전체를 돌이켜보면, 한 달 평균 비용은 레슨비 제외하고 약 700~800유로 정도였고, 시험 시즌이나 레슨이 많은 달엔 1,000유로를 넘는 때도 있었다.

‘쓸 수 있는 돈 안에서 살았다’기보단,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쓰고 버텼다’는 말이 더 맞는다. 그리고 그 감각이 결국 유학생활 전체를 이끌었던 리듬이었던 것 같다.


‘비용보다 감당력’이 더 중요한 유학 준비

독일 유학을 준비한다면, 단순히 “학비가 없다”는 말만 보고 들어오면 안 된다.
생활비는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르고, 악기 전공자는 특히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무조건 절약하자는 게 아니다. 나에게 맞는 리듬을 찾고,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거다. 아르바이트를 하든, 절약을 하든, 연습을 하든, 중요한 건 ‘지치지 않는 방식’으로 버티는 감각이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유학 시절도, 결국 그런 리듬 위에서 돌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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