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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시선으로 본 독일 음악대학 (장점, 단점, 적응 팁)

by 열한시삼분 2026. 1. 23.

독일 바이올린 유학 관련 이미지

 

처음 독일 음악대학에 들어갈 때는 기대가 컸다. 실기 중심 교육, 낮은 학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공부하는 환경—all 좋은 얘기들만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학생으로 지내보니, 그런 장점들 사이사이에 예상 못 한 장벽들도 꽤 많았다. 음악과 생활이 뒤섞이는 유학의 현실 속에서, 외국인이라는 위치가 어떻게 체감되는지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유학을 고민 중인 전공자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수업과 음악 교육에서 확실히 느껴졌던 장점들

독일 음악대학 수업은 한마디로 말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연주를 잘 마치는 것보다, 왜 그렇게 연주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고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본다. 처음엔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습 방향이 흔들리지 않게 되는 걸 느꼈다.

실기 중심의 수업 구조도 큰 장점이었다. 기술보다 해석, 소리보다 태도에 집중하는 수업이 많다 보니, 연습할 때마다 고민의 깊이가 달라졌다. ‘어떻게’보다 ‘왜’를 묻는 방식에 익숙해지다 보니, 연습 자체가 훨씬 주체적으로 변했다.

경제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학교가 국공립이고, 외국인도 독일 학생과 동일한 등록금을 낸다. 어떤 학교는 학비가 아예 없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싶은 학생에게는 정말 현실적인 조건이다.

그리고 학생 구성. 정말 다양한 국적과 연령의 학생들이 모여 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부터, 다른 전공을 마치고 음악으로 전향한 사람, 심지어는 직장생활 후 유학을 선택한 사람까지. 이 덕분에 비교보다는 각자의 속도에 집중하게 되고, 나이로 인해 위축되거나 조급해지는 일도 거의 없었다.


언어, 행정, 피드백… 외국인이라 더 크게 느껴졌던 어려움들

물론 장점만 있었던 건 아니다. 독일어는 유학 초반에 가장 크게 마주하는 벽이었다. 수업이나 레슨은 어떻게든 따라갈 수 있었지만, 이메일 공지나 행정 안내, 생활 속 회화에서는 매일같이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학교 행정도 쉽지 않았다. 비자, 거주 등록, 은행 계좌, 건강보험, 학교 등록까지… 하나하나 별도로 해결해야 했고, 그 과정이 정말 복잡하게 느껴졌다. 중간에 서류 하나 빠지면 한참을 다시 돌아가야 하는 구조라, 말 그대로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수업 방식에서도 어려움은 있었다. 피드백이 아주 직접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교수의 질문을 스스로 해석해서 방향을 정해야 할 때가 많았다. 뭔가를 '바로 고쳐주는 레슨'보다는 '왜 그랬는지 묻는 레슨'에 가깝다 보니, 준비가 부족한 날은 오히려 레슨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 학생으로 생활할 때 가장 피곤했던 건 ‘모든 걸 혼자 감당하는 구조’였다. 연습은 물론이고, 수업과 행정, 생활까지 어느 것 하나 자동으로 굴러가지 않았다. 실기보다 생활에서 더 힘들어지는 순간도 분명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학교보다 나 자신과의 궁합이었다

독일 음악대학은 어떤 의미에선 매우 ‘자기 책임적’인 공간이었다. 수업이 자유롭다기보다는, 스스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금방 방향을 잃는 구조에 가까웠다. 누군가가 스케줄을 짜주거나 실력을 체크해주는 건 아니었고, 연습도 스스로 관리해야 했다.

그래서 이 시스템이 맞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환경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외롭고 막막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나에게 맞는 학습 환경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자주 점검했다. 피드백이 적고 구조가 느슨해도,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할 시간이 많다. 이게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건 유학을 준비할 때 단순히 학교 이름이나 장점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 거였다. 나처럼 스스로 리듬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잘 맞을 수 있고, 누군가의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다.


독일 음악대학, 나에게는 도전이었고 동시에 기회였다

외국인 학생으로서 경험한 독일 음악대학은 한마디로 ‘선명한 장단점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수업은 조용하지만 밀도 있었고, 연습실은 잘 갖춰져 있었지만 고립감도 쉽게 찾아왔다.

그래도 가장 크게 남는 건, 나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그만큼 스스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 그게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

유학을 고민 중이라면, 단지 입시와 실력 준비만이 아니라 이 시스템이 나에게 맞을 수 있는지까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독일 음악대학은 어쩌면 연습보다 삶의 방식에 더 가까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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